소버린 AI: 한국의 AI 주권 확보 전략 > AI포럼

소버린 AI(Sovereign AI)는 한 국가가 자체적인 인프라, 데이터, 인력,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통제하는 역량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 안보, 경제적 자립,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이러한 소버린 AI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왜 한국에 소버린 AI가 중요한가?

1. 데이터 주권과 안보 강화:

   오늘날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며 발전합니다. 만약 국내 데이터가 해외 빅테크 기업의 AI 모델 학습에만 활용되고, 그 통제권마저 외부에 있다면, 우리 국민의 민감한 정보는 물론 국가의 중요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소버린 AI는 국내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에서 AI를 개발하고 관리함으로써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 잠재적인 안보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합니다. 국방, 의료, 금융 등 보안이 중요한 공공 분야에서 특히 필수적입니다.

2. 문화적 편향성 해소 및 정체성 유지:

   초거대 AI 모델들은 주로 영어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어 특정 문화나 가치관에 편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특성과 가치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문화적 다양성을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언어와 데이터, 문화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AI 모델은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국민에게 더욱 정확하고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3. 경제적 자립 및 신산업 주도:

   AI는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입니다. 독자적인 AI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해외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버린 AI는 한국 자체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여 AI 반도체, AI 모델 개발, 그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4.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대응:

   미국, 중국 등 주요 AI 강대국들은 이미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AI 기술 패권을 확보하려 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AI 역량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해외 기술을 수입하는 것을 넘어, 한국만의 강점인 반도체 기술력과 우수한 IT 인프라, 그리고 뛰어난 인재를 바탕으로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버린 AI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구축: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건설하고,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AI 학습 및 운영에 필요한 고성능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AI 기업들이 해외 의존 없이 연구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 국산 AI 모델 및 반도체 개발 지원: 네이버, LG 등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 기반의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며 자체적인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여 AI 칩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AI 인재 양성: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AI 관련 학과 증설, 전문 교육 프로그램 운영, 해외 우수 인력 유치 등을 통해 AI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 AI 강국 특별법 추진: AI 기술 개발, 실증, 인프라 확충, 인력 양성 등을 총망라하는 'AI 강국 특별법' 제정을 통해 범국가적인 AI 주권 확보 전략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과제와 전망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차원의 중장기적인 전략과 투자를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과제입니다. 여전히 해외 거대 기술 기업과의 격차가 존재하고, 필요한 인프라와 재원 확보에 대한 도전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정책적 의지, 국내 기업의 기술력, 그리고 우수한 인재가 결합된다면, 한국은 소버린 AI를 성공적으로 구축하여 미래 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버린 AI는 단순히 기술적 독립을 넘어, 대한민국이 디지털 시대의 주체로서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지켜나가는 필수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